좀 차분해 집시다.

야구관람 2013.06.05 22:20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오늘 이기고 나서 이 경기 계기로 어딘가 붕뜬 분위기를 좀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시즌 계속해 나갔으면 합니다.

팀 내에 안 있는 제가 뭘 알 수 있겠습니까만

팀에 벼락스타들이 몇몇 나오고 자꾸 요상한 분석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좀 붕 뜨지 않았나 싶어요.

 

어느 팀이든 다 주장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고, (울 주장이 젤 멋지긴 해도)

모든 투수들은 몸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을 것이며, 타자들은 투수들 공을 미친듯이 분석하고,

감독은 코치와 전력 분석원과 머리를 맞대고 송곳을 꼽을만한 틈이라도 약점을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 검다. ^^

 

오늘 이기든 지든, 베테랑 선수들이 좀 솔선수범해서 팀 분위기 좀 다시 잡읍시다.

두산이 잠실 라이벌이고 등수가 얼마 차이 안난다고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는 팀 같습니까?

우리보다 자주 PS 진출하고, 이번 시즌에도 계속 위쪽에서 순위가 형성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승운이라는 것은 파도처럼 왔다가갔다가 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도 기본적인 실력이 기반이 되어야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겁니다.

이제 우리는 겨우 한화, NC, 기아에 이기는 승리 전략을 몇 가지 갖추었을 뿐입니다.

 

두산과 오늘처럼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하지 않고 승기 잡았을 때 안정적인 9회 마무리로 가려면,

보다 경제적으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하나라도 찾아내야 합니다.

 

여전히 1, 2위는 삼성과 넥센이 다투고 있고 우리가 스윕했다고 좋아라 한 기아는 4위로 치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게 순위싸움인 이상에는 결국 이들을 제껴야 어느 한자리 차지하고 가을에 야구할 수 있는 겁니다.

안정적으로 3할치고, 득점권 타율이 전체 리그에서 최고 수준인 선수가 박용택 하나라서는 한국시리즈 못갑니다.

 

지난 주 내내 엄청나게 즐거웠던 기분인 거 이제는 가라앉히고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그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우리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우리도 계속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펀더멘털을 차분히 점검하면서

지금보다 시즌 끝날 때에는 훨씬 더 강한 팀 컬러를 갖춰야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거 잊지 맙시다.

 

하나마나 한 뻔한 이야기긴 하지만서도 일단은 한 번 집고 넘어가 봅니다.

오늘은 일단 이길 것 같으니 마지막까지는 보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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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엄청난 걸 봤음.

야구관람 2013.06.03 03:50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http://sports.news.naver.com/gameCenter/gameVideo.nhn?category=kbo&gameId=20130602LGHT0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546754

 

 

임정우가 대주자를 하고, 문선재가 포수를 보고, 봉중근이 타석에 들어서는 경기.

 

이걸 무리수라고도 할 수 있었을거고, 대체 얼마나 선수가 없으면 이렇게 해야 하냐고 할수도 있을건데,

결국 따지고 보면 김감독님이 승부수를 확 건 것이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8회까지는 내줄 점수는 다 내주고, TV로만 봐도 후덜덜한 양현종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더구나 에러로 2점을 내줬고....

 

다음 수비는 없다고 보고 전력을 다한 덕에 아무래도 타격이 약한 포수둘은 모두 아웃 상태.

다른 수비 위치는 스위치가 불가능하여 그나마 1루 가능한 이병규가 들어오고, 1루수 문선재가 포수 대체.

그렇게 타자 자원을 모두 소진해서 결국 이진영 대신 임정우가 뛰어야 했음.

 

여기에서 우리 90년대생들의 진가가 드러났다.

임정우는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지능적이기까지한 주루 플레이를 해냈고,

문선재는 조마조마하기 그지 없는 미트질이지만 누가봐도 정말 현재 상황에 최고로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없을 진정한 리더 이병규 주장.

주장 들어오고 나서 박용택이 진짜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소녀택..넘 상기되셨음)

'형 어떻게 찍었어?' 물어보는데, 빙구 웃음 지으며 '포수가 넘어져 있잖아, 손으로 찍었지' 하는 입모양 읽으며 나도 같이 마냥 행복해졌다. 아..이 끈끈한 동료애 정말 어떻하나요.

 

--------------------------------------------------------------------------------

요즘의 트윈스는 최근 몇년 간과 이겨도 져도 팀 분위기가 좀 다르다.

뭐랄까.. 이겼다고 해도 지나치게 들떠 보이지 않고, 졌다고 해도 바닥으로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사실 우리팀은 롯데와 더불어 전형적으로 '바람'을 타는 스타일로 흥이 나면 몰아치고, 못하면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뭔가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계속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뭔가 '승리 방정식'의 답지를 많이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 경기를 보면서 가장 속터졌던 점이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어 반복된다는 점인데,

최근, 특히 6월 들어서는 이런 부분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서 오늘 같은 경우, 양현종이라는 리그 최고의 투수를 맞아서 굳이 힘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복잡한 전략을 구사하느라 기를 소모하지도 않았고 정석대로 공이 오는 걸 공략했다.

그렇지만 나머지 7개 구단 타자들이 모두 못치는 공을 우리 타자들이라고 용빼는 재주 없다. (방어율 1.6임)

8회 올라온 앤서니도 나름 강한 마무리 투수. 역시 공략이 쉽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야구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이 경기는 기아 승리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을테고

팬인 나조차도 아, 양현종은 정말 잘던지네 하고 말았을거다.

그 분위기는 정의윤이 무리하게 진루하다 아웃될 때까지도 유지되었다.

 

더구나 7회에 필승조 정현욱 선수가 올라와서 실점을 한 뒤였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8회에 들어서도 포기를 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7회에 정의윤은 앤서니의 공을 계속 커트하면서 볼 갯수를 늘렸고,

8회에도 오지환은 집중력을 전혀 잃지 않고 느슨해지지 않은 채 2번째 아웃을 잡아냈다.

그리고 정현욱도 수비에 대한 긴장을 놓지 않고 쉽게 3번째 아웃을 잡았다.

 

자, 그리고 주장님이 올라오셔서 안타치고 나가셨고 그 다음 대타가 나오나 생각하고 있는데(누가 남았지?)

이대형이 올라와서 자기 키만한 걸 때려서 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문선재가 벼락같이 받아쳐서 무사만루!

이진영이 이제 대타로 올라왔다. 언제나 여유만만 표정의 우리 대괄 선생~ 몸은 좀 그렇지만 공 보고 받아치는 능력 하나는 클라스 A이고 새가슴과는 거리가 먼 글자 그대로 대타로는 최적인 냥반. 그렇다는 건 어느 투수라도 무사만루에서는 맞고 싶지 않은 대타님... 결국 앤서니도 밀어내기 볼넷! 계속 무사 주자 만루.

사실 이겼으니 하는 말이지만 여기에서 져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뻔했다.

 

세상에! 김감독은 정말 이 경기를 기필코 이길 생각이었고, 우리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선수들을 믿고 있었던 거다. 더구나 앤서니 선수가 9회 들어서 급격히 공이 나빠지고 있었으니....

하지만 한 번 기운 경기를 뒤집긴 쉽지 않다. 부쩍 체중이 줄어든 정성훈이 의미 없는 플라이를 치고 원아웃.

다음 타자는 지환이. 수비는 점점 믿음직해져 가고 있지만 타격은 약간 슬럼프 상태인지라 사실 모 아니면 도인 상황이었다. 앤서니가 계속 볼볼하니 노렸다가 헛스윙... 파울.. 파울.. 결국 투수에 유리한 카운트 2-2에서 투아웃. 하지만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서 4-2.

 

역시나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여기에서 왠만하면 아웃 카운트 하나 더 올리고 경기가 끝나게 마련이다.

자, 그런데 김감독님이 여기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투수인 임정우 선수가 대주자로 들어간게다. 아마 거기 남은 선수들 중에서는 제일 빨랐나 보다.

 

자, 이렇게 판을 차려놓고 타자는 손주인. 스트라이크 원. 스트라이크 투. 역시 정상적이라면 딱 하나 공이 남은 상황이다. 앤서니 볼 하나 빼고 어깨 풀고. 카메라는 표정이 굳은 양현종과 선감독을 계속 보여준다.

자, 공 하나 차이로 벗어나는 느린 변화구를 골라내는 손주인. 결국 3-2까지 왔다. 다음공이 직구 들어오자마자 중견수키를 정화하게 넘겨주시는 안타를 쳐내고 만다.

 

여기에서 진짜 놀라운 것이 임정우가 주루 플레이를 해줬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면 나름 잘하는 서울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했고 프로에 픽되어왔으니

분명 고교시절에는 북치고 장구치는 선수였을 것이다.

그러니 주루 플레이할 능력이 있는 것 자체는 확실하다.

 

그렇지만 감독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이제 1군 제대로 뛴 건 고작 2년차인 선수에게 이렇게 엄청난 상황에서

주루 플레이를 맡긴다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이겠는가. 더구나 동점 주자로 세워야 하다니.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되어서 아웃당했다면 완전히 역적이 되는 자리다. 우리 감독님이 대신해서 욕도 먹어주실 거고 하셨겠지만 그 마음의 부담을 지기에는 정말 어린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 자리를 믿고 맡겼다. 그리고 그 선수는 해냈다. 이러한 경험은 어디에서도 배워서 얻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임정우 선수는 공을 던질 때에도 경기 상황에서의 자신이 해내야 하는 몫에 대해서 감독의 요구 사항을 훨씬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을 것이고, 자신에 대한 감독의 신뢰를 확인했으니 본인 능력에도 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김기태 감독은 이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경기를 운영하고 선수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 경기를 돌아보아도 크게 점수차 나는 상황에서 각각 임찬규와 임정우를 올려서 마무리하는 경험을 갖도록 해 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불펜을 아끼고 추격조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도 있겠지만 경기를 '끝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통해서 그 느낌을 알려주고자 했을 것이다.

 

자 아무튼 9회말에 기아가 점수를 내주지 못하는 덕분에 끝나지 않고 10회 돌입.

 

정의윤 아웃, 이병구 안타, 이대형 아웃. 또다시 2사인데 문선재가 다시 나왔다.

현재 상황이 어찌되었냐 하면,

 

이와 같다.

 

오죽하면 권선욱 캐스터가 지금 잘못된 걸 보고 계시는 게 아니라고 설명을 했을 정도다.

1 - 투수인 봉중근이 8번 타자로 나왔고, 2 - 문선재가 1루수인 3이 아니라 2로 표시되어 있으니 포수다.

 

원래 타자로 메이저리그를 진출하셨던 봉타나님께서는 간만에 만난 상황이 좋으신지 어쩌신지 표정에선 읽을수도 없지만서도 정강이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등등 풀 장착하시고 방망이에 무게 추까지 달아서 연습..을 하시다가 투코에게 저지를 당하시기까지 하셨다.

 

문선재는 역시나 압박이 있는지 볼도 건드리고 해서 여하간 투스트라이크 노볼.

근데, 세번째 공에서 3루쪽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때려내고 나서 우리의 이주장은 글자그대로 눈썹휘날리게 달려서 홈으로 향했다. 우리 주장은 11회는 없다는 걸 아셨던 거다. 문선재가 2이닝 이상 포수를 볼 수 있을리 만무하고 마무리인 봉이 2이닝 이상 던질수도 없고... 여하간 승부를 거셨고 마침 차일목이 또!다시 넘어져 계셨다. (사실 오늘 숨은 수훈갑의 하나는 차포다. 고맙다. 혹시 뭐 줬나?) 이주장 그걸 안 놓치고 휑하니 비어있는 홈플레이트를 손으로 집고 굴러주시면서 1득점. 손주인은 아웃.

 

그러니까 10회말은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하는 이닝인거다.

자, 이제 봉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 구위는 확실히 9회보다 떨어졌을 거고 타순도 김선빈부터 시작이다. 더구나 포수에 기대할 부분은 전혀 없고 1루는 노인이 ...보고 계신다. 이거 견제를 해도 되는 건지, 좀 요상한 공을 뿌리면 문선재가 받아는 주는 건지 심리적 압박이 말도 못했을거다. 그럼에도 멘탈 감인 봉은 1루에 견제를 하고 변화구를 뿌린다. 아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경기 날리면 엄청나게 욕먹을 건데도 이 상황에서 동료들을 완전히 믿고 공을 뿌리고 있다. 멋진 선수.

 

여기에 더해서 이 팀이 더 멋진 건, 덕아웃이 간간이 나오는데 모든 선수가 다 서있고, 코치랑 감독은 당연히 서 있고, 조금이라도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모두들 화이팅을 외친다. 누가 보면 우리팀이 공격하고 있는 줄 알았을거다. 진짜 눈물날뻔한 건 쉬크하기 그지 없으신 우리 상렬옹까지도 좀처럼 보기 힘든 심각한 얼굴로 펜스 밖에까지 나와 서서 서성거리고 계신다는 거였다. 세상에... 난 이옹은 그런 거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시는 줄알았다. 오해해서 죄송!

 

여하간 타선 난리다. 김선빈 보냈다가 그 다음에 병살로 순식간에 2아웃되었지만 나지환, 이범호가 나가면서 1,2루. 윤완주라는 생전처음보는 타나가 나왔다.... 봉이 계속 덕아웃을 보던데 아마 이 어려운 타자 2 걸러도 되죠라는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고 확신을 받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2-2에서 봉은 멋지게 유인구를 뿌려서 헛스윙으로 삼진을 잡았다.

 

그렇게 이 거짓말 같은 경기는 끝이났다. 5-4 승리.

모든 선수들이 어찌나 환하게 웃는지 그 웃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래서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결국 잘 던지는 선발을 끌어내리고 그 보다는 약한 다음 투수를 맞아서 최선을 다해 공략을 한다는 대 기아 전략의 승리로 스윕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또한 기아전에서 기아가 LG 선수들에 일종의 '심리전'을 펼쳐서 매번 승기를 잡아갔던 것에 매우 철저히 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수고 감독이고 심지어 팬까지 우리팀 컬러라는 건 우리팀에 유리한 편파판정을 받아도 그건 잘못인걸..뭐 이런 분위기라 = = 선수들이 손들고 인정만 안할뿐 다들 마음이 찜찜해 하고 나아가 어필도 세게 잘 안한다. (오늘도 이미 그거 사실은 기아의 세잎인데 사건이 있었음.. 이런 냉철한 쌍마인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끈적한 플레이-예를 들어서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거나 빈볼 시비를 고의적으로 걸어올 때-에 몹시 취약하게 흔들리는 면이 있다.

 

그제, 어제도 몇몇 장면이 좀 흔들릴법했는데 전혀 '기분 공격'에 흔들리지 않았다. 용큐놀이에도 투수들은 지치지 않았고 편파판정에도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가 되면 감독이 구상한 야구를 충실히 이행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야구에서 선취점이라는 건 감독이 그날 구상한 전략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졌느냐에 대한 표식이므로

선취점을 내는 팀이 승리하는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타선이 어느 순간에 집중을 하여 점수를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어차피 프로끼리 경기를 하는 것이므로 빈틈을 노리지 않는 이상에는 실력차이로 이긴다는 것은 사실 현재 리그 상태로는 9개팀 모두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서로 만났을 때 어느쪽이 더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많은지와 투수간의 대진운이 거의 많은 부분을 결정할 게다. 그러므로 결정적인 요소는 실책과 집중력 차이일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지금의 트윈스는 집중력이라는 면에서는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고,

이 실책을 줄이면 보다 더 강한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아주 세밀한 부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계속 플레이를 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 틈을 찾으면 확 전력을 쏟아부어 공략하는 기본적인 전략 수행 능력은 리그 평균 이상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주전 선수가 다 그 평균 수준을 넘은 것 같지는 않지만 한 경기(3개가 한 조인)를 꾸려나갈마큼은 된 것 같다. 최근의 스윕과 위닝 시리즈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는 에러를 줄일 때다.

 

일단은 한걸음씩! 뚜벅뚜벅 쉬지 않고!

목표는 어느해고 한국 시리즈 우승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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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첫날. 5.17

diary 2013.05.18 00:40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소풍가기 전날처럼 설렌 것도 아닌데 잠을 설쳤다.

짐에 넷북도 챙기고, 카메라도 챙기고, 책은 무려 5권을 넣었다.

 

아침 8시 10분 차를 탔는데, 아무리 가도 경기도를 안 벗어나더니,

한참을 잔것 같은데 계속 대구 근처다.

온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부산으로 놀러가나 싶다.

 

시퍼렇게 녹음이 우거진 산과 그 아래 조로로 자리잡은 논밭은 시도 경계가 세번을 바뀌는 동안 내내 그대로다. 경상도에 대한 경험치가 원체 낮은터라 대체 이렇게 시골이어도 되나 싶더라. 내 고향 땅 강원도 만치 길이 다 산으로 둘러쌓여 있진 않더라만 양옆으로 보이는 나지막한 산과 논밭의 조합은 변함이 없이 7시간을 같이했다.

 

그런데 부산에 내리니 날이 선선하다.

왠지 남쪽 끝은 따스할 것만 같이 반바지에 온통 반팔옷만 싸왔는데 낭패다.

 

애초에 생소한 부산 여행을 냉큼 결심하게 된 데에는 부산대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는 장박사님의 권유가 이유의 전부였다. 오랫만에 얼굴을 뵙자하고 연락을 드렸더니 무려 무산에 계신다는게 아닌가. 작년 누군가의 귀국맞이 모임 때 보고프다 칭얼거렸을 땐 분명 서울이셨는데 어느새 부산으로 몸을 옮기셨단다. 이제 경상북도만 찍으시면 아니 다니신데가 없는 양반이다. ^^

 

원체 웃는 상이 좋은 분이라 전화로 목소리 들으며 두근두근 신났는데, 멀리 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리시는 모습을 보니 반가움이 폭발한다. 얼굴 보자마자 부산 여행 계획을 막 늘어놓으시는 데 나만 신난게 아니다 싶어 더 즐겁다.

 

우선 배고플터이니 날 먹이시겠다고 이미 소셜커머스에서 사놓으셨단 횟집으로 바로 고고~ 동천횟집이라는 고풍스런 상호와 달리 널찍하니 광인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광경은 없는 입맛도 돌 지경인데 아침부터 7시간을 굶은 배에야. 근데 우리 장박사님은 오늘 아침까지 회를 안주로 한잔하셨단다. 그럼에도 나를 먹이시겠다 기꺼이 횟집 와주신 정성에 감복. 사실 맛나더라. 올만에 수다 삼매경에... 나 맘고생 한 이야기 들어주셔서 또 감사하고.

 

한참을 돌아서 니가 길 안내를 다 하냐는 구박도 살짝 받아가며 광안리 해변으로.

횟집앞은 알고보니 공원이었단다. 어쩐지 사람들이 돗자리 펴 놓고 앉아서 도시락 먹고 있더라. ^^

 

광안리 해변은 지인이 마이애미 같다더니, 거대한 아이파크 건물에 이쁘장한 카페들까지 해변 모습이 정말 잘 관리되어 있다. 심지어 노래까지도 딱 한 가게에서 괜찮은 재즈가 흘러나온다. 강릉의 뽕짝이 흐르는 해변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모래 사장은 의외로 폭이 좁은데, 동해 바다와 같이 갑자기 깊어지지 않는 바다가 잔잔해 보인다 했다. 그런데 진짜 남쪽의 바다는 더하단다. 정말 세상은 넓고 가 볼 곳은 많다.

 

광안리 나와 허심청 시도했으나 이 도도한 오래된 온천은 10시까지밖에 안한다는 안내원님의 말씀. 왠지 말투에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 하여 살짝 부럽기까지 하더라. 내일 다시 시도하자며 나의 오늘 숙소인 부산대로 고고.

 

아 그런데 이 부산대에서 엄청 웃게 될 줄이야. 장박사님이 지나가는 말로 이 학교는 학생회관이 꼭대기에 있어. 경사가 좀 있거든.. 하시길래 아니 관악도 다녔는데 하며 속으로 설마했다가 너무 놀랬다. 폭이 좁고 긴 것이 부산 스타일인지 길다랗게 자리잡은 학교는 급격한 경사와 더불어서 공대가 정문 쪽에, 맨 위에 학생회관과 대운동장, 체육관이 배치되어 있어 예상을 완전히 깨는 모습이다. 심지어 대학 안에 백화점까지 자리잡고 있는데, 그 경위조차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왜 서울의 학교들은 다 공대가 저 언덕넘어에 자리잡고 있는거지? 학생회관도 동아리 방에 한 번 가면 오래오래 활동하라는 취지일지 모르고, 대운동장까지 가는 길에 운동을 겸사겸사하라는 의도인지도 모르지..했는데 알고보니 운동장이 너무 높아서 거의 체대생들 전유물이란다. ㅋㅋ 뭐든 다 비슷하게 설계되는 것이 좋은 것도 있는게다.

 

여기 임직원만 예약 가능하다는 상남국제회관의 비지니스룸 스런 트윈 베드룸에 들어오는 것으로 오늘 마무리.

 

여행만 오면 별스럽게 피부 관리 열심히 하는 습관은 여기서도 당연히 나오는 중. 그래놓고 이 늦은 시간까지 안자면 무슨 소용! 이나며 오늘은 일단 접어야겠다.

 

아까 나가시며 내일 여행 계획을 세워보시겠다 의욕을 활활 불태우셨는데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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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아이돌이 아닌 가수들 노래가 차트에 한가득이네.

 

일단 친구의 친구인(^^) 박재상씨의 gentelman. 딱 클럽음악이지만 나름 좋고,

 

 

조용필의 hello는 bounce도 좋지만 음반 전체가 기대.

 

 

오늘 공개된 홍대광의 미니 앨범 노래들도 역시 음색이 괜찮다 보니 노래가 좀 평범한 건 묻히고,

 

 

이 보다 살짝 노래 자체는 더 잘하는 김로이군의 새 앨범도 나온다 하고

 

 

보컬보단 악기들이 더 굉장한 밴드였던 딕펑스도 뭔가 나온다 함.

 

한 일주일 후가 더 기대되는구려.

 

좋은 봄날이다. 보석같은 곡들로 호강하고 있는, 호강할 귀가 너무나 감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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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웃지 않는다.

그냥 관심사/Reading 2013.04.16 10:32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탐정은 웃지 않는다

저자
모리 모토코 지음
출판사
대원씨아이 펴냄 | 2001-06-01 출간
카테고리
탐정은 웃지 않는다
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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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B급 수사 영화 같지만, 내용은 삼류 로맨틱 코메디에 간간이 추리가 등장하는 요상한 만화.

 

절대로 없을 것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절대로 그럴리가 없는 방법으로 각종 사건이 해결된다.

 

다른 탐정 만화들과의 공통점이라면 탐정이 나온다는 것과 탐정 주변에서 자꾸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단행본이 12권이 나온데는 주인공의 매력이 크게 작용한것일까?

 

총평: 하지만 머리 복잡할 때 그냥 공상망상의 세계로 잠시 풍덩하기에는 매우 훌륭하다. (딱 그 용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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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차이나

그냥 관심사/Reading 2013.04.16 10:26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아하 차이나

저자
취펑화 지음
출판사
IGMbooks | 2012-11-19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바라는가?『아하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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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느낌은 책 속에는 없는데 말이다. 제목이 유일한 에러인 책이다. 간만에 봐...

 

취펑화라는 저자는 중국인이고,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동안 중국에 대한 책을 써서 소개하기로 한 듯 하다. 좋은 선택이다. 덕분에 어느 쪽에도 애매하게 치우치지 않은 글을 오랫만에 만나볼 수 있었다.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이 쓴 중국 소개서는 정말 많은 지식을 짧은 글에 담아 보여주려 노력하거나, 자신이 겪은 단편적인 중국을 매우 심도 깊은 것처럼 안내하거나 둘 중의 하나라 좀 답답했었다.

 

글 자체는 가벼운 에세이류로 작성되어 있으면서도 많은 자료 조사에 의해서 다양한 사례와 예시로 여러 각도에서 현재의 중국을 바라보도록 해준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더구나 흔히 중국 사람이 중국을 말하면서 나타나기 십상인(그래서 아시아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중화주의의 색채가 옅은 편이다.

 

꼭 소개해야겠다 싶은 내용은 비교, 대비, 예시 등으로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해에 전혀 무리가 없고 중국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기 어려울 미묘한 감정적인 부분도 잘 정리하여 담아냈다. 무엇보다 '아는 척'이 아니라 진짜 알고 있는 사실을 쓴 글이라, 사실 내용 자체는 겉핥기 식인데도 그런 사소한 단점쯤은 눈 감고 넘어가주게 된다. 더 깊이 알고프면 그걸 단초로 내가 공부하면 그 뿐이니 말이다.

 

총평: 정말 제목만 아니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법한 괜찮은 책. 단, 중국에 대해서 이전에 전혀 읽은 책이 없이 접근한다면 '헹, 이게 어디가 좋아' 할만한 요소가 있다는 게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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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

저자
제임스 다운톤 주니어 지음
출판사
홍익출판사 | 2011-10-28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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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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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4.9, 5:9 NC랑

야구관람 2013.04.09 22:17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이건 뭐... NC 첫 승의 제물이 되는 줄 알았지 뭐냐!!!


올해도 쫄깃한 경기들을 마구마구 남발하고 계신데,

오늘은 정말 아니다.


6일간 6연승을 챙겨도 모자랄 판에 이런 경기를 하고 계시면 정말 섭섭하기 짝이 없달까,

왠지 배신을 하지 않는 우리팀이라 좋다고 해야 할까...


여하간 오늘의 수훈 선수는NC 내야진임이 분명하다. 어떻게 한 경기에 그렇게 많은 에러가 나올 수 있나.

기본적으로 어떤 형태이든 1군에 잔류할 수 있는 선수라면 기본적인 연습은 되어 있을텐데....


울 팀은 정말 잘하는 팀하고 하면 미리 좌절해서 못하고,

못하는 팀하고 하면 같이 에러해 주시고... 는 작년까지이고 금년은 좀 나아졌나..싶었는데

추위에 약한 건 아직 극복이 안되었다. 힘내셔라!


결론: 울 팀 줄무늬 유니폼과 빨강 유광 점퍼는 걍 옷만 두고 보면 요상해서 그렇지 입었을 때 운동 선수 체격이면 안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유원상도 꽃미남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옷이란 말이다!) 안 어울리는 남자 1인 찾았다. 


하지만 현욱아! 격하게 애낀다. 나이가 나이니 몸 건사 잘해서 한 시즌 잘 버텨보자!



ps. 요건 덤으로 작년 영건들 중 찬규 빼고 유일하게 나의 눈에 쏙 들어왔던 임정우~ 이 아이는 구원승만 두개째~ 훗.. 어부지리지만 나의 눈은 틀리지 않았어라 뭐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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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ㅡ 열하 광인

그냥 관심사/Reading 2013.03.26 19:32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내 이럴 줄 알았다.나는 어찌하여 이런자를 내 좋아하는 작가로 삼았단 말이냐.
매번 그의 책을 땔때마다 다음 번까지는 좀 길게 기간을 둬야한다 다짐하건만 무소용이다.

예기하지 않게 회사 도서관 사서가 내 신청한지조차 잊고 있던 그의 소설을 떡하니
그것도 상권만 보내온 것이다.

채 한 장이 끝나가기 전에 다음권을 어찌 구해얄지 이리저리 궁리를 하는 내 모양새가 마땅치 않지만
스스로 개의치 않은지 오래다.

이 작자는 무엇을 믿고 이리 글을 써대는 것이냐.

현학적이기는 소크라테스가 울고 갈 지경인데도

아름다운 운율을 보면 그걸 꼬집고 싶은 마음은 안드로메다다.

소리를 내어 읽어줘야하는 문장이 분명하다.

뜻도 모르는 한국어 단어들이 즐비한데도 못견디게 소리남과 의미가 사랑스럽다
젠장..난 어째 이런 괴물을 방향 지표로 삼은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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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2012)

Les Miserables 
8.2
감독
톰 후퍼
출연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정보
드라마, 뮤지컬 | 영국 | 158 분 | 2012-12-18

 

1. 원작의 스토리, 아직 살아 있다.

 

나의 어린 시절은 출판사도 잊어버린 노란색 세계 문학 전집으로 점철되어 있다. 대략 몇백권쯤 되어 보이는 70년대 전집류, 2단 세로쓰기 편집이라 글자도 엄청나게 많은 그 책은 나에게 완전히 하나의 세계였다. 그걸 다 읽겠노라며 국민학교 시절을 내내 보냈는데, 다 읽었었는지는 지금도 가물가물하다.

 

그 기억은 한동안 완전히 잊혀져 있었는데, 오늘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10분이 채 안되어 빅토르 위고, 발자크, 뒤마... 그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들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만연체의 문장과 종종 삼천포로 가버리는 이야기를 붙들고 씨름하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글자그대로 폭풍 눈물을 쏟았다.

 

커피 한잔을 마시다가도 삼천포로 가버리고, 사람을 구하면서도 프랑스 하수도의 역사를 설명해야 하고 바리케이트 치면서 혁명이 일어난 배경을 설명해 주는 그 자질구레한 문장들 사이에서 나는 프랑스 뒷골목의 여관을 눈에 그린듯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마치 그 때 내가 본 광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은 영화를 보며 감독에게 무한한 애정과 감사를 보냈다.

 

이 모든 세계를 만들어낸 빅토르 위고. 나의 삼천포로 빠지기 좋아하는 습성과 도무지 잘라지지 않는 문장, 혹하게 만드는 줄거리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군살들은 다 이 아저씨 영향이었다. 머리는 헤밍웨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가슴은 프랑스 혁명기의 낭만이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문장은 가슴이 토해내는 것이기에 어찌해도 그 세계로 다시 돌아오고 마는 겔게다.

 

새삼 다시 한 번 레미제라블을 읽어보고 싶다.(라고 쓰고 한숨을 좀 쉰다는. 그 어렸을 때에도 읽고 혼자 뿌듯해했었는데, 다 이유가 있다. 이건 정말 제대로 완역된 버전을 읽은 사람만 이해할게야... 어린이나 청소년판 '장발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구!!!!!!! 몽테크리스토백작의 전체 버전,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 1001개 몽땅, 반지의 제왕 전권 + 호빗 + 실마릴리온, 데카메론 전편.... 완독해 본 사람들은 쉽게 공감해줄텐데..)

 

2. 크레딧 - 최선 혹은 약간 사치스런 선택

 

이건 뭐랄까.. 저 사분할 포스터가 상황을 참 잘 보여준다고 생각 중. 다들 혼자서 너끈히 포스터 한장을 장식하는 저 배우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1장에 등장하는 이 호화스러움!

 

헐리우드 배우(라고 쓰고 스타라고 읽는) 들이 다들 노래 잘하는 건 아니겠지만, 휴잭맨은 공연 예술이 전공이고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맘마미아를 기억한다면 노래에 이미 흠잡을 곳이 없으리란 건 뻔할 뻔자.

 

태어났을 때 부터 연기를 잘했을 거 같은 ^^ 주연이 아닌 영화를 필모그라피에서 거의 발견하기 힘든 배우 러셀크로우앤 해더웨이야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나저나 러셀 형님이 노래도 잘 하시는 건 좀 반칙이다. 걍 얼치기 락커인줄 알었는디 얼~이었어.

 

최고의 광녀(!) 캐릭 헬레나 본햄 카터와 독재자 한편으로 나의 마음을 잠시 사로잡은 (사실 그것 보단 와이프가 아일라 피셔인거 보고 뭐 이런 능력자가 있냐!고 생각했던) 바로 그 사챠 바론 코헨님도 빼놓을 순 없쥐. 떼따느디에는 진정 생각했던 고대로였어.

 

그 외에도 앙상블의 노래도 좋았고 (이게 모두 현장 녹음인겐가?), 조연들도 훌륭!

 

3. 뮤지컬 - 노래의 힘

 

원체 유명하고 유명하신 매킨토시님의 초 대작 & 유명 뮤지컬이라는데 난 한 번도 본적이 없을 뿐이고. 제작자님께서 이 원작을 갈갈이 찢어(!)내어 맘에 드는 캐릭터만 쪽~ 빨아낸 듯이 묘사해주신 터라 불만이야 없지마는 역시나 낭만체 만연체 소설 사랑하시는 나님의 마음에는 성이 안찬다.

 

그 앙상한 뼈대를 채우는 것이 노래의 힘이다. 모든 곡이 한곡한곡 튀는 노래도 없지만 상황에 안 어울리는 노래도 없이 귀에 착 들어와주시는데 듣는 이쪽이 오히려 황송할 지경이다. 에포닌에게까지 아리아를 선물하시는 요상한! 캐릭터 사랑이 지나치다 싶다가도 on my own~~~의 애잔한 바이브레이션에 이르러서는 그런 불평따위는 어린왕자의 소행성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안드로메다행이다.

 

어설프게 대사를 집어넣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사랑스러운데(거의 모든 뮤지컬 영화가 그렇듯이), 이 동시녹음이라는 소리의 힘이 상당하다. 여느 영화와 달리 심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랄까. 러셀 크로우의 틔지 못한 목소리가 주는 약간의 답답함조차 그의 성격이 반영된 것 같은 울림이 있다. 장발장이 거의 울다시피 노래하는 bring him home은 그 뒤의 대사인 saint가 어색해 보이지 않게 한다.

 

누가 하더라도 노래는 훌륭한 거 같지만, 이것저것 찾아본 버전 중 좋았던 10주년 기념 콘서트 버전.

 

 

4. 그래서 나의 감상은?

 

별점을 매긴다면 4/5.

 

사실 나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영화 때문이 한 30%이고, 나머지는 이 거장(이지만 아마 나와 소수의 애호가들만이 '대문호'라는 칭호를 바칠 것 같은) 빅토르위고를 읽던 시절-내 어릴 적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어디에선가 불쑥 솟아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영화가 혁명을 보여주는 지점에 이르자 주변의 20대들이 훌쩍대기 시작했다.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은 그들이 '슬프다' 거나 '감동을 받았다'가 아니라, '공감했다' 였다. 하긴 지금의 세계는 그 당시 프랑스와 비견해 보자면 부의 격차라는 측면에서는 언제 혁명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지도 모른다.

 

내가 그 세대에서 살짝 비끼다 보니 그들의 비감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모한게겠지. 난 정말 개인적인 이유로 울었으니까.

 

삶에 지쳤다면 한 번쯤 마음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볼만하다. 하지만 그 현실에 찌들어있다면 조심해라. '독사같은'으로 묘사되는 쟈베르조차 감동시켜서 자신의 삶의 목적에 대한 죽을만큼의 회의를 느끼게 만든 장발장의 이상주의에 그저 헛웃음을만을 날리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리하여 장장 3시간 + 극장 방문 시간, 그리고 표값을 날리게 될지도.

 

뮤지컬 영화 애호가들은 당연히 보아야 할 작품이고,(근자에 그저 무대 장치를 옮긴 것이 아닌 이리 정교하게 실사 영화로 옮겨진 뮤지컬 영화는 못 본듯) 3시간 쯤은 가볍게 앉아 있을 허리를 가진 분들께도 추천.

 

 

ps. 정작 내 머릿속에 가장 강력하게 남아있는 장면은 코제트가 물을 길러 갔다가 장발장을 만나는 장면이다. 코제트가 크리스마스 근처 가게 유리창으로 보이는 따뜻한 풍경을 보며 생각하는 장면이나 숲 속의 우물, 장발장과의 대화가 이렇게 선명한 걸까.

 

그 다음은....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리고 쟈베르를 피하면서 펼치는 액션 활극? ^^ 고 장면은 정말 거의 글자를 보며 생각한 거의 그대로라 피식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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