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끝장 열풍..but..

직업적인 관심사/IT?IT! 2009.12.08 17:13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난 오즈 정도면 돌아다니면서 인터넷 충분하고,
동영상/음악은 구닥다리 아이팟 클래식 30기가 채워서 들고 다니기도 바쁘고,
운전 따윈 하지 않으니 네비게이션도 뭐 그닥 흥미 없고,
폼나게 휴대용 기기 들고다니면 좋을 거 같단 생각에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을) 넷북을 한 이틀 들고 다녀봤지만 정말 일할 거 있을 때 빼고는 암것도 안하더라는 결론이 나더라는..(그러니까 회사 벗어나면 난 꽤 심한 아날로그 타입..)

아이폰 자체가 좋다 나쁘다에 대한 판단 이전에
           나에게 그 기기가 가져다줄 이익 <<< 비용    <-- 엄밀히 말하면 비용과의 비교 이전에 이미 나에게 줄 이익..이 감이 안옴.
으로 바로 판단되고 회로 셧다운..이라는게지. 보통은 물건 살 때 그런 기준을 갖고 있지 않던가?

누군가 어떤 물건을 쓴다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지불할 비용에 비해서 더 큰 가치를 주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아님 그냥 혹했거나..나의 경우 이쪽이 더 많은듯도). 못쓴다면 뭐 살수가 없어서..이거나 아니면 나처럼 판단했거나. 그 경우, 전자에 대해서는 남들이 뭐라고 할 사항이 아예 아닐 것이고, 후자의 경우라면 그 또한 개인적인 판단이니 마케터나 에반젤리스트라면 저자를 어떻게 꼬시나하고 설득을 고민할 수는 있겠지만 그를 두고 가치 판단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을 거다.

구매 대상에서 탈락하고나니 나에게 아이폰은 그저 업무적 분석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찾아보게 되는 이 아이폰 관련 이야기들은 정말 끝도 없다.

아이폰이 좋다 나쁘다의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해서
KT가 들여온 것이 늦었다 빠르다, SKT의 폐쇄적인 태도가 어떻다 저떻다, 이걸 쓰는 사람들의 행태가 어떻게 변해가더라, 앞으로 전망은 몇 대까지 팔릴 거 같더라, 어느 기업에서 또 업무용으로 나눠준다더라.. 등등.
요즘은 해외의 상황과 비교까지 해가면서 우리나라가 정말 통신 강국이 맞냐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한 테마인가 보다.

십만년 전에 이미 이 바닥 사람들은 트렁크(통신망) 장사하던 사람들이 그냥 정액제에 만족하게 된것처럼,
모바일 업자들도 마찬가지 길을 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더랬다.
그런 예측에는 사실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없고, 세상을 한 20년 이상만 살았으면 누구 눈에나 보이는 결말이었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리 녹녹치 않았고, 나이브한 일반 사람들은 '대기업의 파워'라던가, 무선이라는 특성상 갖는 '주파수 한정'과 겁나 비싼 기지국 같은 특수 요소들을 고려하기 힘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산업을 키울 때는 무조건 초기 보호 정책->성장후 시장 개방이라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까진 고려를 했는데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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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데이터 요금제를 겁나 비싸게 받아서 아무도 안 쓰는데도 '우리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데이터 서비스를 고려해요'라는 입발린 소리를 남발하던 SKT에 비해서 그나마 한 번 유선에서 '일상재화'을 겪어본 KT가 사태를 좀 더 일찍 파악한 거겠지. 상상만해도 더럽게 짜증났을 애플과의 협상을 끝내고 실제로 도입을 했다니 말이다. (정말, 수십개 내외의 제품을 가졌을 뿐인 애플이 취하는 전략은 내가 이제까지 배워온 수많은 수요/공급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거의 다시 고쳐써야 할 정도라 생각된다.)

이 정도면 이제는 원래 가려던 시나리오대로 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니 그거 하나는 나쁘지 않단 생각이다. 쓰는 사람이 제일 좋아야지..왜냐면 그들이 서비스를 사기 위해서 돈을 내니까. 아마 애플의 어필도 제품이 이래야 사용자에게 제일 좋아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물건을 만들고, 사용자도 기꺼이 그 신념에 대해서 돈을 지불하기 때문일거다. 그에 반해서 살짝 우리나라 (아직 일등 못한는 분야에 한정해서) 기업들은 약간 그측면이 부족한 듯도 싶고. 그러나 그 역시 사는 사람의 판단일 뿐이다. 어느걸 산다고 해서 더 좋고 나쁘고가 있는 건가?

어쨌거나, 나 한명은 아이폰 사겠단 결심이 전혀 안 드는데에도 벌써 판매량은 수만대에 달하고, 아직도 사겠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하고 KT는 50만대야 팔지 않겠냐 했단다.(아마 애플은 살때도 팔때도 물량 개런티를 받는다니까, 50만대쯤 판다 약조했나부다.) 심지어 그런거에 참 무심한 줄 알았던 나의 남동생님도 '누나 아이폰이 그렇게 좋아?'라고 물어보더라.

전세계를 휩쓴 열풍이니 거기에 우리가 동조한다 하여 촌스럽지도, 남사스럴 것도 없겠지마는,
왠지 내가 스티브잡스라면 '거봐라 우릴 아무리 욕해도 주면 쓴다' 하며 코웃음치고 앞으로도 절대로 우리나라 방문 계획 같은 건 안 세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우리 시장이 다른 시장 대비 매력적인 부분이라면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는거, 잘 적응하는거, 그리고 써보고 아님 반영해줄때까지 끈질기게 이야기하는거 일게고, 그래서 괜찮은 기업들의 R&D 센터가 상하이에도 있지만 서울에도 있는 걸거다. 우리 스스로 그런 부분을 너무 우습게 만들진 말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
 
흔히 쉬운 말로 '일본보다 시장이 작아서'라고 이야기하지만 일본보다 큰 시장은 전세계에 몇개나 된다고 보나. 그리고 4천만 인구가 작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단일 국가 기반 시장으로 3천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그것도 대부분 제법 고급 기종이 '사용중'인 시장은 또 몇개나 될까? 아이폰에 무조건 열광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지만 누군가가 이런 건 아니고 이런 것도 아니야라고 이야기하면 벌떼처럼 '니가 안써봐서 그래'라던가 '그건 니 생각일 뿐이고'라던가, 혹은 '너 알바지' 이런 반응 이젠 적말 식상한다. 위에 주저리주저리 썼듯이 나의 입장이란 것이 전~혀 통신사들의 현재 모습에 긍정적이지 않고, 제조사들의 전략에 무지하지 않음에도 왠지 아이폰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한 앙비론적 태도를 취하게 된달까나.

정말 기분은 좀 '이러지는 말자'-이하늘 버전 - 에 수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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