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보다가..

야구관람 2012.04.29 17:23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1. 오늘 경기에 대한 단상

 

오늘 참 경기가 안 풀린다.

야구라고는 그저 응원할줄 밖에 모르는 내 눈에도

양승호 감독이 짠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는게 보일 정도니

당사자들인 감독과 선수야 오죽 속이 타겠나.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의 경기 몰입도가 낮아지면서

평소라면 눈에 안 들어왔을 경기 이외의 화면들에 정신이 팔린다.

 

4회쯤인가 오지환이 두번째인가의 타석에 들어섰을 때인데,

아마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좀 불만이 있었나보다.

 

방망이로 바닥을 툭툭치며 뭐라고 중얼거린 모양인데,

심판이 마스크를 벗으며 오지환에게 머라고 하는 모습이 클로즈업으로 잡혔다.

입모양으로 짐작컨데 '왜 그래 야 야 너 이새끼가 말이야' 뭐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했나 보다.

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category=kbo&id=23185  < 궁금하시면 참고.

 

(상식적으로는 오지환이 욕이라도 했나 싶지만,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선 바깥쪽 라인을 툭툭 쳤을 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심판은 아무리 어려도 오지환보다 두 배 이상 나이일 테니

더구나 자신의 판정에 대한 항의를 하다니

이건 꼭 지금 밟아 놔야 다시 이야기가 안나올 거라는

심판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제스쳐였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야 수위타자나 명예의 전당급 에이스에게 별도로 잡아주는 존이 있다지만

우리나라 심판들이야 그 정도로 야구의 재미를 위해 몸바치는 분들이 아니니

사실 x존이니 뭐니 하는 기계로 보는 것과는 틀려도,

그 하루의 경기를 놓고 보면 스트라이크 존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2. 심판과 선수

 

이제 이 상황을 본 캐스터가 말한다.

심판을 자극하며 안되다며 퇴장당할 수 있다며, 볼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라고.

그래.. 판정이 그 사람의 역할이니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원래 번복이 없어야 하는 것이지.

 

어쨌거나 그 입모양을 같이 보았을 캐스터와 해설자가 민망했던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심판에 대해서 편을 들어주는 썰을 한참 풀었다.

자신도 심판학교 10주 가보니 힘들더라, 난 가보지도 못하게 하더라,

체력 훈련부터 한겨울에 해야하니 참 어렵지 않더냐 등등...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야구 선수들도 십년, 이십년 한 훈련을 계속 반복해서 또하고 또한다.

 

심지어 나같은 게으른 직장인도 매일매일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몸 훈련은 아니지만 논리력, 협상능력, 리더쉽.. 등등을 계속 연습한다.

생활인이란 건 누구라고 해도 다 그런 것이다.

 

그 초록색의 그라운드에 나온 이상 19살 신인이든, 50살 심판이든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서

능력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마음가짐에야 별 차이가 없이 전력을 다하고 있을거란 말이다.

 

대체 오지환 선수는 어려서

그 심판에게 '야' 라던가 '이 새끼'라는 언사를 들어야 하는 건가?

 

사람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한 번 확인해보자.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204290100220050020111&servicedate=20120429

오지환이 간이 커서 심판 판정에 항의를 했단다.

이 경기를, 하다못해 이 광경을 안 보고 사진을 받은 사람이 썼나 보다.

 

하다못해 야구장이 아니라 중계로라도 봤다면,

심판의 무례한 언사에 대해서

그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걸 본 박용택이 퇴장당할까바 말리러 온 장면임을 알았을거다.

 

심판 입장에서는

오지환이 아들같이 어리니 그에게 그 바닥의 선배로서 따끔하게 뭐라고 할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체로 나이가 많게 마련이던(요즘은 아니지만)

각 팀의 감독들에게 격하게 댓거리를 하던 심판들의 언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다시 말하지만, 인간적인 서로간의 예의라는 것은

누가 더 나이가 많거나, 잘못을 했거나, 그 어떤 상황과 관계없이

인간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완전히 심판 입장을 고려해서,

자신보다 연봉이 많은 야구 선수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참기 어렵고 하니

퇴장을 비롯한 여러 권한을 적절히 행사해야 경기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수도 있다.

 

자, 이쯤에서 공교롭게도 박용택이 친 파울 타구가 심판의 보호대를 맞춘다.

심판은 매우 괴로워하는데, 이 때 강민호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속된 말로 '이쁜 짓'을 한다.

박용택은 멀뚱하니 서있다.(한 놈이 이쁜짓할 때 끼어드는 게 얼마나 열쩍은지는 설명 안해도...)

자, 당신이 심판이라고 해 보자. 어느 쪽으로 마음이 갈까?

 

물론 나도 심판이 마음이 가는 쪽에 판정을 잘해줄 거라고는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나도 회의하면서 죽일놈 살릴놈 해도 다음 번에 다른 이슈로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이슈에만 집중하게 마련이니까.

(이게 바로 좋지만 슬픈 '일로 얽힌 인간관계'의 핵심이지... )

 

하지만, 심판에 대한 항의가 안된다면, 그 반대의 행동도 안된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미칠거라고 생각되는 행동은

허용불가라야 제대로 형평성이 맞는거 아닌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방향의 행동은 주의를 듣지 않는다.

오히려 강민호 선수는 '붙임성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대체 무엇이 맞는가?

 

3. 야구 경기란....

 

아마 오늘도 그 흔한 팀당 133경기나 벌어지는 KBO 리그 경기 중의 하나였을 거다.

야구를 몇 시즌만이라도 본사람이거나 혹은 직접 경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심판도 경기의 일부이고

오심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며 아주 결정적인 순간의 엄청난 오심만 아니라면

어느 팀에나 공평한 정도의 비율로 벌어진다는 말에 공감할 것이다.

실상 심판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일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정말 그럴까?

 

마지막으로 결론이 아닌 인용을 하나 해 본다.

 

" 심판의 '무능'은 일관성 결여를 말하며 바로 이런 일관성 결여가 선수단으로부터 종전보다 더 많은 불평을 산다. 그러나 텔례비전 중계가 빈번해지고 영구히 기록되는 녹화 테이프가 양산되는 시대에 사는 심판원들은 그들도 인간인지라 선수들의 모욕적인 언행을 참지 못하고, 그 바람에 퇴장 명령은 빨라지고 건전한 어필은 줄어들었다. 여기에다 집단 이기주의까지 보태져 '칼자루를 진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마.'하는 식의 행동이 필요 이상으로 자주 나타난다. "  - 야구란 무엇인가, 레너드 코페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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