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테이션 (2012)

그냥 관심사/Reading 2012.10.22 22:47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템테이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2-10-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한 번의 성공이 영원한 성공은 아니다!《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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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로 재밌는 소설 쓰기(심각하거나 기발한!이 아닌)가 여전히 이 세상에서 유효하다는 걸 알려준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새책(인가 헌책인가? 원래는 2006년도 소설이다.)이 나왔다.


읽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속도감은 여전하다. 빅 픽쳐와 마찬가지로 '재능'을 가진 남자 주인공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줄거리는 지난 번과 달리 마지막에 죽다 살아나는 해피엔딩을 준비해뒀다. 물론 이것이 진정 '해피'한 결말인가에 대한 해석은 개인에 맡겨두는 거지만 말이다.


글 쓰는 자의 영원한 악몽인 '표절'로 인생이 무너져내리다 극적으로 살아나 다시 글쟁이로 살아갈 수 있게 된 데이비트 아미티지는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거울 같은 것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부터, 인간은 날마다 자신을 엄습하는 질문, '이 세상 속에서 나는 누구일까? 나라는 존재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오리무중의 질문에 시달리는 게 아닐까. 그러나 그런 질문을 던져도 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지금의 나처럼. 그래도 답 하나는 얻을지 모른다, 역시 지금 내가 스스로를 타이르며 말하는 것 같은 답을. 그런 불가능한 질문들은 아예 생각하지도 말자. 모든게 헛되다는 생각도 잊자.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상상하지도 말자. 과거를 짊어지자. 달리 어쩌겠는가? 치료약은 하나뿐이다. 다시 일에 열중하자."


ps1. 최근 본 드라마에서 '각자가 생각하는대로 보이는 세상'을 플롯으로 사용한 단막극이 있었다. 주인공은 십대 때 친구 생일 파티에서 윤간을 당한다. 그녀를 두고 도망친 친구들은 모두들 그녀를 외면한다. 십수년이 흘러 다시 그들 앞에 나타난 주인공은 그녀들도 같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가 한 것은 그저 그녀들의 딸내미를 귀엽다 말하고, 병원에서 아픈 몸을 진단 받고, 옛날 남자친구의 갑작스런 부름에 반가워한 것 뿐이었다. 유학하면서 약을 했던 것도, 자신의 남편이 딴마음을 먹었을거라며 의심하는 것도 그녀 스스로들인데 그들은 그리 인식하지 않는다. 계속 거기 있던 불안에 눈을 감고 지내다가 이제 그 불안이 실제하는 위협일지 모르게 되자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다.


아미티지의 불행도 플렉이 주장한 대로 그 스스로가 불러들인 것인지 아니면 플렉이 꾸민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마사가 꾸민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아미티지는 그렇게 믿을 뿐이고 1인칭 소설인 이 작품에서 우리는 실제 진실 따윈 알 수 없다. 역시 읽은 우리도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결론을 가질 뿐이다.


ps2. 이미 지난 세기에 너그러운 저대 문호 괴테는 말했다. 우리에게 남들에게서 빌려온 것을 빼고 나면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는다고. 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인가 말이다. 표절에도 관대하고, 스스로의 얕은 창조성에도 위안을 삼게 해 준다. 아무나 '거성'이라고 일컬어 지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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