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엄청난 걸 봤음.

야구관람 2013.06.03 03:50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http://sports.news.naver.com/gameCenter/gameVideo.nhn?category=kbo&gameId=20130602LGHT0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546754

 

 

임정우가 대주자를 하고, 문선재가 포수를 보고, 봉중근이 타석에 들어서는 경기.

 

이걸 무리수라고도 할 수 있었을거고, 대체 얼마나 선수가 없으면 이렇게 해야 하냐고 할수도 있을건데,

결국 따지고 보면 김감독님이 승부수를 확 건 것이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8회까지는 내줄 점수는 다 내주고, TV로만 봐도 후덜덜한 양현종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더구나 에러로 2점을 내줬고....

 

다음 수비는 없다고 보고 전력을 다한 덕에 아무래도 타격이 약한 포수둘은 모두 아웃 상태.

다른 수비 위치는 스위치가 불가능하여 그나마 1루 가능한 이병규가 들어오고, 1루수 문선재가 포수 대체.

그렇게 타자 자원을 모두 소진해서 결국 이진영 대신 임정우가 뛰어야 했음.

 

여기에서 우리 90년대생들의 진가가 드러났다.

임정우는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지능적이기까지한 주루 플레이를 해냈고,

문선재는 조마조마하기 그지 없는 미트질이지만 누가봐도 정말 현재 상황에 최고로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없을 진정한 리더 이병규 주장.

주장 들어오고 나서 박용택이 진짜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소녀택..넘 상기되셨음)

'형 어떻게 찍었어?' 물어보는데, 빙구 웃음 지으며 '포수가 넘어져 있잖아, 손으로 찍었지' 하는 입모양 읽으며 나도 같이 마냥 행복해졌다. 아..이 끈끈한 동료애 정말 어떻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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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트윈스는 최근 몇년 간과 이겨도 져도 팀 분위기가 좀 다르다.

뭐랄까.. 이겼다고 해도 지나치게 들떠 보이지 않고, 졌다고 해도 바닥으로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사실 우리팀은 롯데와 더불어 전형적으로 '바람'을 타는 스타일로 흥이 나면 몰아치고, 못하면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뭔가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계속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뭔가 '승리 방정식'의 답지를 많이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 경기를 보면서 가장 속터졌던 점이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어 반복된다는 점인데,

최근, 특히 6월 들어서는 이런 부분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서 오늘 같은 경우, 양현종이라는 리그 최고의 투수를 맞아서 굳이 힘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복잡한 전략을 구사하느라 기를 소모하지도 않았고 정석대로 공이 오는 걸 공략했다.

그렇지만 나머지 7개 구단 타자들이 모두 못치는 공을 우리 타자들이라고 용빼는 재주 없다. (방어율 1.6임)

8회 올라온 앤서니도 나름 강한 마무리 투수. 역시 공략이 쉽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야구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이 경기는 기아 승리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을테고

팬인 나조차도 아, 양현종은 정말 잘던지네 하고 말았을거다.

그 분위기는 정의윤이 무리하게 진루하다 아웃될 때까지도 유지되었다.

 

더구나 7회에 필승조 정현욱 선수가 올라와서 실점을 한 뒤였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8회에 들어서도 포기를 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7회에 정의윤은 앤서니의 공을 계속 커트하면서 볼 갯수를 늘렸고,

8회에도 오지환은 집중력을 전혀 잃지 않고 느슨해지지 않은 채 2번째 아웃을 잡아냈다.

그리고 정현욱도 수비에 대한 긴장을 놓지 않고 쉽게 3번째 아웃을 잡았다.

 

자, 그리고 주장님이 올라오셔서 안타치고 나가셨고 그 다음 대타가 나오나 생각하고 있는데(누가 남았지?)

이대형이 올라와서 자기 키만한 걸 때려서 안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문선재가 벼락같이 받아쳐서 무사만루!

이진영이 이제 대타로 올라왔다. 언제나 여유만만 표정의 우리 대괄 선생~ 몸은 좀 그렇지만 공 보고 받아치는 능력 하나는 클라스 A이고 새가슴과는 거리가 먼 글자 그대로 대타로는 최적인 냥반. 그렇다는 건 어느 투수라도 무사만루에서는 맞고 싶지 않은 대타님... 결국 앤서니도 밀어내기 볼넷! 계속 무사 주자 만루.

사실 이겼으니 하는 말이지만 여기에서 져도 크게 아쉽지는 않을 뻔했다.

 

세상에! 김감독은 정말 이 경기를 기필코 이길 생각이었고, 우리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선수들을 믿고 있었던 거다. 더구나 앤서니 선수가 9회 들어서 급격히 공이 나빠지고 있었으니....

하지만 한 번 기운 경기를 뒤집긴 쉽지 않다. 부쩍 체중이 줄어든 정성훈이 의미 없는 플라이를 치고 원아웃.

다음 타자는 지환이. 수비는 점점 믿음직해져 가고 있지만 타격은 약간 슬럼프 상태인지라 사실 모 아니면 도인 상황이었다. 앤서니가 계속 볼볼하니 노렸다가 헛스윙... 파울.. 파울.. 결국 투수에 유리한 카운트 2-2에서 투아웃. 하지만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서 4-2.

 

역시나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여기에서 왠만하면 아웃 카운트 하나 더 올리고 경기가 끝나게 마련이다.

자, 그런데 김감독님이 여기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투수인 임정우 선수가 대주자로 들어간게다. 아마 거기 남은 선수들 중에서는 제일 빨랐나 보다.

 

자, 이렇게 판을 차려놓고 타자는 손주인. 스트라이크 원. 스트라이크 투. 역시 정상적이라면 딱 하나 공이 남은 상황이다. 앤서니 볼 하나 빼고 어깨 풀고. 카메라는 표정이 굳은 양현종과 선감독을 계속 보여준다.

자, 공 하나 차이로 벗어나는 느린 변화구를 골라내는 손주인. 결국 3-2까지 왔다. 다음공이 직구 들어오자마자 중견수키를 정화하게 넘겨주시는 안타를 쳐내고 만다.

 

여기에서 진짜 놀라운 것이 임정우가 주루 플레이를 해줬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면 나름 잘하는 서울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했고 프로에 픽되어왔으니

분명 고교시절에는 북치고 장구치는 선수였을 것이다.

그러니 주루 플레이할 능력이 있는 것 자체는 확실하다.

 

그렇지만 감독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이제 1군 제대로 뛴 건 고작 2년차인 선수에게 이렇게 엄청난 상황에서

주루 플레이를 맡긴다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이겠는가. 더구나 동점 주자로 세워야 하다니. 만약에 조금이라도 잘못되어서 아웃당했다면 완전히 역적이 되는 자리다. 우리 감독님이 대신해서 욕도 먹어주실 거고 하셨겠지만 그 마음의 부담을 지기에는 정말 어린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 자리를 믿고 맡겼다. 그리고 그 선수는 해냈다. 이러한 경험은 어디에서도 배워서 얻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임정우 선수는 공을 던질 때에도 경기 상황에서의 자신이 해내야 하는 몫에 대해서 감독의 요구 사항을 훨씬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을 것이고, 자신에 대한 감독의 신뢰를 확인했으니 본인 능력에도 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김기태 감독은 이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경기를 운영하고 선수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 경기를 돌아보아도 크게 점수차 나는 상황에서 각각 임찬규와 임정우를 올려서 마무리하는 경험을 갖도록 해 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불펜을 아끼고 추격조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도 있겠지만 경기를 '끝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통해서 그 느낌을 알려주고자 했을 것이다.

 

자 아무튼 9회말에 기아가 점수를 내주지 못하는 덕분에 끝나지 않고 10회 돌입.

 

정의윤 아웃, 이병구 안타, 이대형 아웃. 또다시 2사인데 문선재가 다시 나왔다.

현재 상황이 어찌되었냐 하면,

 

이와 같다.

 

오죽하면 권선욱 캐스터가 지금 잘못된 걸 보고 계시는 게 아니라고 설명을 했을 정도다.

1 - 투수인 봉중근이 8번 타자로 나왔고, 2 - 문선재가 1루수인 3이 아니라 2로 표시되어 있으니 포수다.

 

원래 타자로 메이저리그를 진출하셨던 봉타나님께서는 간만에 만난 상황이 좋으신지 어쩌신지 표정에선 읽을수도 없지만서도 정강이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등등 풀 장착하시고 방망이에 무게 추까지 달아서 연습..을 하시다가 투코에게 저지를 당하시기까지 하셨다.

 

문선재는 역시나 압박이 있는지 볼도 건드리고 해서 여하간 투스트라이크 노볼.

근데, 세번째 공에서 3루쪽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때려내고 나서 우리의 이주장은 글자그대로 눈썹휘날리게 달려서 홈으로 향했다. 우리 주장은 11회는 없다는 걸 아셨던 거다. 문선재가 2이닝 이상 포수를 볼 수 있을리 만무하고 마무리인 봉이 2이닝 이상 던질수도 없고... 여하간 승부를 거셨고 마침 차일목이 또!다시 넘어져 계셨다. (사실 오늘 숨은 수훈갑의 하나는 차포다. 고맙다. 혹시 뭐 줬나?) 이주장 그걸 안 놓치고 휑하니 비어있는 홈플레이트를 손으로 집고 굴러주시면서 1득점. 손주인은 아웃.

 

그러니까 10회말은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하는 이닝인거다.

자, 이제 봉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 구위는 확실히 9회보다 떨어졌을 거고 타순도 김선빈부터 시작이다. 더구나 포수에 기대할 부분은 전혀 없고 1루는 노인이 ...보고 계신다. 이거 견제를 해도 되는 건지, 좀 요상한 공을 뿌리면 문선재가 받아는 주는 건지 심리적 압박이 말도 못했을거다. 그럼에도 멘탈 감인 봉은 1루에 견제를 하고 변화구를 뿌린다. 아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경기 날리면 엄청나게 욕먹을 건데도 이 상황에서 동료들을 완전히 믿고 공을 뿌리고 있다. 멋진 선수.

 

여기에 더해서 이 팀이 더 멋진 건, 덕아웃이 간간이 나오는데 모든 선수가 다 서있고, 코치랑 감독은 당연히 서 있고, 조금이라도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모두들 화이팅을 외친다. 누가 보면 우리팀이 공격하고 있는 줄 알았을거다. 진짜 눈물날뻔한 건 쉬크하기 그지 없으신 우리 상렬옹까지도 좀처럼 보기 힘든 심각한 얼굴로 펜스 밖에까지 나와 서서 서성거리고 계신다는 거였다. 세상에... 난 이옹은 그런 거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시는 줄알았다. 오해해서 죄송!

 

여하간 타선 난리다. 김선빈 보냈다가 그 다음에 병살로 순식간에 2아웃되었지만 나지환, 이범호가 나가면서 1,2루. 윤완주라는 생전처음보는 타나가 나왔다.... 봉이 계속 덕아웃을 보던데 아마 이 어려운 타자 2 걸러도 되죠라는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고 확신을 받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2-2에서 봉은 멋지게 유인구를 뿌려서 헛스윙으로 삼진을 잡았다.

 

그렇게 이 거짓말 같은 경기는 끝이났다. 5-4 승리.

모든 선수들이 어찌나 환하게 웃는지 그 웃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래서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결국 잘 던지는 선발을 끌어내리고 그 보다는 약한 다음 투수를 맞아서 최선을 다해 공략을 한다는 대 기아 전략의 승리로 스윕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또한 기아전에서 기아가 LG 선수들에 일종의 '심리전'을 펼쳐서 매번 승기를 잡아갔던 것에 매우 철저히 대비가 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수고 감독이고 심지어 팬까지 우리팀 컬러라는 건 우리팀에 유리한 편파판정을 받아도 그건 잘못인걸..뭐 이런 분위기라 = = 선수들이 손들고 인정만 안할뿐 다들 마음이 찜찜해 하고 나아가 어필도 세게 잘 안한다. (오늘도 이미 그거 사실은 기아의 세잎인데 사건이 있었음.. 이런 냉철한 쌍마인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끈적한 플레이-예를 들어서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거나 빈볼 시비를 고의적으로 걸어올 때-에 몹시 취약하게 흔들리는 면이 있다.

 

그제, 어제도 몇몇 장면이 좀 흔들릴법했는데 전혀 '기분 공격'에 흔들리지 않았다. 용큐놀이에도 투수들은 지치지 않았고 편파판정에도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야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가 되면 감독이 구상한 야구를 충실히 이행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야구에서 선취점이라는 건 감독이 그날 구상한 전략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졌느냐에 대한 표식이므로

선취점을 내는 팀이 승리하는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타선이 어느 순간에 집중을 하여 점수를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어차피 프로끼리 경기를 하는 것이므로 빈틈을 노리지 않는 이상에는 실력차이로 이긴다는 것은 사실 현재 리그 상태로는 9개팀 모두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서로 만났을 때 어느쪽이 더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많은지와 투수간의 대진운이 거의 많은 부분을 결정할 게다. 그러므로 결정적인 요소는 실책과 집중력 차이일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지금의 트윈스는 집중력이라는 면에서는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고,

이 실책을 줄이면 보다 더 강한팀이 될 것이다.

 

이제는 아주 세밀한 부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계속 플레이를 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 틈을 찾으면 확 전력을 쏟아부어 공략하는 기본적인 전략 수행 능력은 리그 평균 이상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주전 선수가 다 그 평균 수준을 넘은 것 같지는 않지만 한 경기(3개가 한 조인)를 꾸려나갈마큼은 된 것 같다. 최근의 스윕과 위닝 시리즈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는 에러를 줄일 때다.

 

일단은 한걸음씩! 뚜벅뚜벅 쉬지 않고!

목표는 어느해고 한국 시리즈 우승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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