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낚였어..

그냥 관심사 2008.09.08 23:24 posted by Hyojeong Isabel.kang

스포츠 신문 기자님들의 놀라운 작제 능력에 깜놀이 한두번 아니겠으나, 오늘의 기사 타이틀에는 살포시 포스팅 들어간다.

이병헌 “할리우드서 신인배우 대접, 섭섭했다”

솔직히 나도 저 제목에 혹해서 기사를 클릭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저리 노골적인 제목이니 반 쯤은 음 뭔가 기사에 숨긴게 있겠네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 아닌가.

스틸이미지 @naver movie, I come with rain 中.

말하자면 저 이야기는 이렇게 긴 말 끝에 나온 감상이다.
" ...... 또 액션신에서는 내 캐릭터에 내면을 불어넣고 싶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제작진의 사인이 좀 아쉬웠어요. 액션 연기지만 내면연기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제가 시리어스(serious)하게 대사를 하니까 쿨하고 힘 있게만 말하고 액션에 더 치중하라고 했죠. 신인배우 대접이 조금 아쉬웠어요.”

아쉬웠다는 이야기는 앞서 말한 내용의 요약 겸 자신의 감상이 덧붙여진 문장이고, 그의 짧지 않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내용이다. 어찌보면 대한민국 영화판에서 그래도 17년이나 활동했는데 동양의 작은 시장에서 왔다고 닥치고 있어 취급 받은 게 싶은 약간의 억울함도 있었을지도.

근데 이건 뭐 통째로 다 잘라먹고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 신인배우 대접 섭섭했다라뉘. 글 쓰신 분은 내가 퍼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내용을 기사에 다 적었으니 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치만 심리학 이론가지 동원 안해도 사람이란 게 아무래도 저런 제목 보면 이미 필터 한 개 눈에 걸고 기사 대충 쓱 보면서 자신의 가설에 맞는 내용만 취사선택하게 되지 않나.

일단 읽혀야 이 사람을 자랑해주던 칭찬해 주던 하기야 하겠지만, 그러자면 자극적인 제목이 더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쫌~~~ 하긴 요즘 이병헌 놈놈놈 잘되고 헐리우드 촬영 끝났다 하고, 도요타 CM도 들어왔다 하고 일본서 노래도 부른다고 하니 잘난 척하는 거 (사실이던 아니던) 한 번쯤은 있어줘야 보는 사람들이 배라도 덜 아파하면서 꼬투리 덜 잡을까나?


사족~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일본 배우 중 하나인 (그러나 이 사람 약간 국수적으로 보여서 어디 공개적으로 좋아한단 이야기를 못하는) 와타나베 켄이 언젠가 스마스마에서 본인의 헐리우드 진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루에 6시간 공부하고 2~3시간 숙제했단다.... 혼자 아파트 얻어서 생활하고 요리도 직접했단 이야기를 하는데, 그냥 사삿~하고 요리 이야기로 넘어가더라. 다른 어려움은 없었던 걸까? 무시당하는 거 같은?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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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2~ 보도자료를 써보면 기사에 반영되는 내용이야 크게 안 달라지지만, 정말 제목은 내가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뽑힐때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자료를 요청받을 때도 있더라. 있는 자료면 괜찮지만 종종 아예 없을 거 같은 혹은 기자가 조사해서 써야 할 거 같은 자료를 달라면, 것도 한 시간 뒤가 마감이니 이삼십분 내로 달라면 정말 머리속에 콩 볶는 소리가 나더라. 그러고 보면 다방면의 많은 내용을 다 소화해서 중학생 수준으로 뱉아내야 하는 기자들도 이거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겠지..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