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감독 브래드 버드 (2011 / 미국)
출연 톰 크루즈,제레미 레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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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 영화가 가져야 하는 미덕은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추면서도 지나친 잔혹함이나 눈쌀 찌푸려지는 선정성은 살포시 접어주셨다. 물론 흑백논리 분명한 선악관념이나 세계 평화를 지키는 미국 만만세 따위는 이 시리즈의 특성상 배제가 아예 불가능한 부분이니 너그러이 접어주도록 하자.

이미 결판은 첫 장면에서 끝났다. 도화선을 따라가며 등장하는 꽤나 길다란 제작사와 등장인물 소개는 이미 이 영화 카메라워크가 끝장이구나라는 걸 한 큐에 알려준다. 3D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긴 통로를 구불구불 끌려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는 화면 덕분에 100층이 넘는 고층빌딩에 매달린 톰 크루즈가 등장하는 화면에선 이미 나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확 기울이고 앉아 있었다.

사실 모든 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 흡입력 있지는 않다. 특히 대단원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직전 잠시 숨을 고르는 정도의 부분(대략 영화 시작 후 1.5hr쯤 지났을 때)에서는 약간 느슨함의 여유마저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마지막 30분을 쉬지 않고 몰아치면서도 피로하지 않게 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던 것이다! ^^


이미 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만화로는 미키마우스 이후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는 라따뚜이(덕분에 전 세계가 이제 이 음식의 이름을 알게 된)를 만든 브래드 버드의 이름을 화면에서 봤을 땐 '동명이인일게야'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저런 이름이 흔할리가 없다는 걸 인지 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 작자가 이미 인크레더블로 나를 낚았었다는 것도 시간을 거슬러 생각해내야 했다. 난

그날 저녁은 그냥 퇴근 후 가벼운 마음으로 소문난 탐 크루즈의 원맨쇼를 보려고 널널한 좌석 어느 중간 쯤에 팝콘과 함께 푹 파뭍혀 있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이야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더불어 톰 크루즈의 극악스런 테키한 취향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가. 그러니 요즘 새로운 첩보 기술은 뭔가 나왔는지 감상해줄 겸, 도대체 요즘은 몸을 얼마나 가꾸고 계신지 봐주실겸, 사이사이 등장할 게 뻔한 느끼한 미소도 오랫만에 감상할 겸 해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광고를 감상 중이었단 말이다.

이단 헌트가 화려하게 감옥을 탈출해 주실 때까지도 그래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거 점점 톰 크루즈가 나오는 화면이 줄어간다..줄어간다..줄어간다...... 심지어 다니엘 크레이그 닮은 브랜트 요원조차 헌트 요원만큼 무술을 잘한다! 이거 뭐지? 아주 예전 TV에서 제5전선을 볼 때의 그 느낌이 갑자기 되살아 났다. 그 유명한 당당다당 하는 음악과 함께.

제5전선(물론 내가 봤던 건 돌아온 제5전선이라는 이름의 시리즈였겠지만)은 원래 엄청난 올마이티 요원의 원맨쇼가 아니었다. 잘 짜여진 팀이 캡틴의 주도면밀한 지시하에 움직이면서 서로 짜고 적을 속이는 제대로 된 첩보 드라마였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아슬아슬하지만 충실하게 해 냄으로써 비로서 모든 미션이 완성되는 짜임해 있는 줄거리가 가장 큰 미덕인 작품이었다.

큰 돈을 들여 '시청율'이 아닌 one time 관객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 하는 영화로 옮겨지면서 시리즈 초기에는 '톰 크루즈's'라는 수식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려 4편의 영화가 나오는 긴 시간이 지나면서 이단이 새로운 팀장으로 자리잡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중간에 뜬금없이 등장해 주시는 captain이라는 단어도 그래서 어색하지 않다. 맨 첫 시리즈에서 어이없이 죽어버리는 팀장의 모습을 보면서 도망자 신세가 되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시간이 헛되지 않게 지나간 셈이다.

자, 이제 IMF는 이단 헌트를 어디로 이끌어갈 것인가.

냉전이 끝난 이 혼란한 시대에도 여전히 새로운 시리즈를 또 기대하게 되는 걸 보면 아직은 이 첩보 스토리가 가진 매력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부디 톰 아저씨가 계속 몸 관리를 잘 하셔서 성룡의 신화적인 모습만큼은 아니더라도 브루스 아저씨처럼 망가지시진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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